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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 맡길 일과 맡기지 않을 일

개발 이야기 · 2026.10.04

요즘 상담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습니다. "AI로 만들면 금방 되지 않나요?" 절반은 맞는 말입니다. 화면 하나, 기능 하나를 만드는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저희도 매일 씁니다.

그런데 속도가 빨라진 만큼 다른 문제가 커졌습니다. 빨리 만들어진 것이 맞게 만들어진 것인지 누가 확인하느냐는 것입니다.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결국 이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AI가 잘하는 일

먼저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이런 일은 사람보다 빠르고, 대개 사람만큼 합니다.

  • 이미 정해진 모양을 여러 화면에 반복해서 만드는 일
  • 긴 문서나 기록을 읽고 요점을 추리는 일
  • 오류 문구를 보고 의심 가는 곳을 짚는 일
  • 같은 내용을 다른 형식으로 옮기는 일 — 엑셀을 표로, 메모를 문서로
  • 초안 — 글이든 코드든, 빈 화면에서 시작하지 않게 해 주는 것

예전에는 사흘 걸리던 화면이 하루에 나옵니다. 이 차이는 견적과 일정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AI가 틀리는 방식

문제는 AI가 틀릴 때 틀린 티가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모르면 머뭇거리는데, AI는 모르는 것도 아는 것과 똑같은 말투로 답합니다. 돌아가는 코드를 내놓지만 그 코드가 요구한 일을 하는지는 별개입니다.

실제로 자주 보는 경우는 이렇습니다. 잘 되는 길만 만들어 놓고 예외는 빼먹습니다. 한 군데를 고치면서 다른 곳을 조용히 망가뜨립니다. 확인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합니다. 하나하나는 작지만 쌓이면 운영을 시작한 뒤에 터집니다.

AI는 일을 빨리 끝내 주지만, 그 일이 맞게 끝났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건 여전히 사람이 눌러 봐야 압니다.

그래서 맡기지 않는 일

저희가 AI에게 넘기지 않고 사람이 쥐고 있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 — 어떤 기능을 넣고 어떤 기능을 뺄지는 고객의 사정을 아는 사람이 정합니다
  • 됐는지 확인하는 일 — 만든 화면은 사람이 직접 띄워서 눌러 봅니다. "됐습니다"라는 보고만으로는 끝난 것으로 치지 않습니다
  • 되돌릴 수 없는 일 — 운영 중인 자료를 지우거나 고치는 작업은 사람이 내용을 보고 결정합니다

속도는 AI에게서 얻고, 책임은 사람이 집니다. 이 순서가 바뀌면 빨리 만든 만큼 빨리 무너집니다.

회사 업무에 AI를 들이고 싶다면

개발 말고, 회사 일에 AI를 쓰고 싶다는 문의도 늘었습니다. 상담 자동 응답, 문서 요약, 견적서 초안 같은 것들입니다. 시작하실 때 이 순서를 권합니다.

  • 매일 반복하는 일 하나를 고릅니다. 거창한 것 말고, 지금 가장 지겨운 일
  • AI가 한 결과를 사람이 한 번 보고 내보내는 구조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사람 없이 돌리지 않습니다
  • 틀렸을 때 손해가 작은 일부터 맡깁니다. 고객에게 바로 나가는 답변은 나중입니다
  • 고객 정보가 어디로 넘어가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이름, 연락처, 주문 내역을 외부 서비스에 그대로 넣기 전에

저희 사이트의 상담 창구에도 한때 자동 응답을 붙였다가 걷어냈습니다. 답은 그럴듯했지만, 견적과 일정처럼 책임이 따르는 말은 결국 사람이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대표가 직접 답합니다. AI를 쓰는 것만큼, 어디에 쓰지 않을지 정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정리하면

AI는 손을 빠르게 해 주는 도구입니다. 무엇을 만들지, 제대로 됐는지, 문제가 생기면 누가 고칠지는 도구가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개발을 맡기실 때도 "AI를 쓰느냐"보다 "만든 것을 누가 어떻게 확인하느냐"를 물어보시는 편이 더 쓸모 있는 질문입니다.